벽에 가구를 달아 인테리어에 재미를 더해 보세요.

바닥이 아닌 벽에 가구를 배치하다

벽에 가구를 달아 인테리어에 재미를 더해 보세요.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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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1. 벽걸이형 가구의 출발

02. 벽을 활용하기, 왜 엄두가 나지 않을까?

03. 그래도 아주 조금, 벽을 활용해 보기


우리에게 있어서 평범하고 일반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더라도, 누군가는 그 평범한 것을 처음으로 생각해 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가 처음으로 제시된 순간에 그 생각은 굉장히 혁신적인 것이었을 겁니다. 폴 카도비우스가 고안한 벽걸이형 가구가 그렇습니다. 덴마크의 저명한 가구 디자이너인 그는 세계 최초로 가구를 바닥이 아닌 벽에 걸어 공간을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1948년 벽걸이형 가구인 로열 시스템이 출시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가 디자인한 벽걸이형 가구와 벽에 가구를 배치하는 것의 장점, 하지만 우리가 벽에 가구를 배치하는 것이 꺼려지는 이유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벽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해 볼까요.

01. 벽걸이형 가구의 출발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우리는 지구라는 별 위에서, 9.8m/s2의 중력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또 당연히도 가구는 ‘바닥’면에 ‘놓아두는’ 형태로 배치되고 설계됩니다. 중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는 면에 해당하는 벽과 천정은 가벼운 액자와 벽화로 꾸며 공백을 메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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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900년대 중반, 가구를 ‘벽’에 고정하여 배치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구가 제시되었는데요. 바로 덴마크 가구 디자이너 폴 카도비우스(1911~2011)의 아이디어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정육면체 바닥에 살고 있습니다. 바닥에 벽을 세우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죠.” 당시로서는 정말 혁신적인 아이디어였으며, 세계 최초로 벽걸이형 가구를 제시한 폴 카도비우스는 당시 큰 주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가구사(史)에서도 한 획을 긋게 되었습니다. ‘바닥에 벽을 세운다’니, 정말이지 획기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의 벽면은 아직도 그림으로밖에 장식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폴 카도비우스는 1948년 로열 시스템(Royal System)을 발표한 이후 새로운 디자인을 꾸준히 내놓았습니다. 로열 시스템은 그의 공장과 30여 개의 국가에서 생산되다가, 한동안은 빈티지로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2010년, 덴마크의 DK3 사에서 로열 시스템을 재출시함에 따라 현재는 리프로덕션 버전의 로열 시스템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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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꾸미는 문화가 많이 도입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벽걸이형 가구라고 하면 흔히 벽 선반만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카도비우스가 고안한 로열 시스템은 벽을 활용해 선반은 물론이고 책상과 식탁, 작업대, 행거와 캐비닛을 배치할 수도 있는 형태입니다. 벽에 붙어 있는 선반 중 사람의 앉은키에 해당하는 높이에 더 커다란 선반을 배치해 책상이나 식탁으로 쓰거나, 바닥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행거를 배치해서 무엇인가를 걸어두면 바닥에 행거를 배치했을 때보다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폴 카도비우스의 로열 시스템은 이후 다양한 유닛 선반들이 디자인되었고, 지금은 모듈 가구의 형태로 발전되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다양한 조합의 가구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02. 벽을 활용하기, 왜 엄두가 나지 않을까?


벽걸이형 가구의 장점은 바닥 면적의 공간을 아낄 수 있다는 것, 커스터마이징하기 좋다는 것, 그리고 허전한 벽을 장식하기 좋다는 미적인 측면이 있지요. 그런데 벽을 활용하는 것, 어쩐지 잘 시도하기가 어렵습니다. 벽에 못질을 하고 가구를 배치하는 것, 아무래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벽을 활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집의 형태가 표준화되어 있고, 집이 화폐로서의 역할을 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입니다. 벽을 구조체로 하는 공동주택이 보편화된 것 역시 또 다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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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하나, 작은 방을 포함해 방 세 개에 거실이 있는 59제곱미터의 3베이 아파트’, 그리고 ‘화장실 두 개, 방 세 개, 거실이 있는 84제곱미터의 4베이 국평’.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수도권의 인구 밀집도가 높고 매우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뤄 온 우리나라의 경우 집은 삶의 터전으로써의 역할뿐 아니라 거래 매체로서의 역할 역시 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화폐와 다른 점은 일반적인 지폐의 경우 지폐가 찢어지거나 훼손된다고 해서 그 가치가 하락하지 않지만 집의 가치는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집 안에 들어가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다른 나라와 다르게 전세제도가 활성화되어 있기에 전셋집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우리는 거래의 매개가 되는 집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여 경제적 가치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스스로의 취향에 맞게 보수하는 경우는 좀 덜 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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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벽을 구조체로 하는 벽식 구조의 공동주택이 주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보통 내력벽이라고도 하지요. 그렇기에 벽을 허물고 하나의 스튜디오처럼 아파트를 개조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뿐더러, 구조체가 되어 건물의 하중을 견디고 있는 벽체에 못을 막아 벽걸이형 가구를 설치하는 것 역시 꺼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03. 그래도 아주 조금, 벽을 활용해 보기


그래도 아주 조금, 벽을 활용해 볼 수는 없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벽을 장식하는 것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 것인지 벽을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가장 적극적인 방법부터 소극적인 방안까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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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할 때에 시도할 수 있는, 시공이 필요한 방법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집의 평수가 넓거나 처치 곤란한 애매한 공간이 있는 집이라면 벽에 연결된 누크(nook)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누크는 우리말로 직역하면 아늑하고 구석진 곳, 조용한 곳을 의미하는 말로, 보통 인테리어에서는 벽 한쪽에 낮은 단의 벽을 덧대어 앉거나 물건을 놓을 수 있도록 조성할 것을 말합니다. 누크 공간을 시공하면 그곳에 쿠션을 두어 쉬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화단이나 책꽂이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벽에 연결된 누크는 탈거도 쉽고, 이사를 가더라도 이후의 집주인이 수납공간으로 쓰는 등 활용도가 다양해서 집의 원형을 유지하는 데에 용이합니다. 또는 거실의 메인 벽에 매립형 텔레비전을 설치할 수 있는 우물형의 벽을 만들어 바닥에 공간을 더할 수도 있습니다. TV를 소유하지 않은 세대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거실의 메인 벽에 TV를 두고 있는 세대가 많습니다. 벽체 매립형 TV 공간 역시 집주인이 바뀌더라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공간이 됩니다.

 

한 쪽 벽을 파벽돌, 타일로 시공하거나, 포인트 벽지로 꾸미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파벽돌이나 타일 시공을 하는 벽은 보통 베란다 공간이나 외진 곳, 부엌 공간이 될 것입니다. 작은방의 한쪽 면이나 메인 침실의 헤드보드 부분이 보통 포인트 벽지로 장식하는 부분이 됩니다. 벽으로 가구를 걸어 바닥의 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그래도 허전한 벽을 장식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됩니다. 파벽돌, 타일, 벽지는 개인의 취향을 탈 수 있는 방법이지만 아주 작은 공간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상대적으로 차분한 계열의 색과 패턴을 고른다면 다양한 이의 취향을 충족시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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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벽에 가구를 설치한다면 작은 벽 선반이 최선입니다. 추후 벽을 다시 메꾸어 원상복구를 하기에 용이한 정도로만 선반을 설치해 보세요. 주방의 커피 존처럼 추후 이사 뒤의 집 주인 역시 선반을 달고 싶어 할 위치라면, 선반을 그대로 인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요즈음에는 벽체에 구멍을 두 개만 뚫어 설치할 수 있는 긴 선반 디자인 역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테이프나 꼭꼬핀, 액자 레일을 활용해 가벼운 포스터, 라탄 선반, 엽서를 부착하거나 익시(IXXI)를 설치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입니다.

 

벽걸이형 가구의 역사는 폴 카도비우스의 혁신적인 발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벽을 활용하여 가구를 설치함으로써 바닥 면적을 확보하는 아이디어를 선보였고, 이는 가구 디자인 분야에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로열 시스템은 동시대에는 모듈식 가구 시스템으로 발전하여 개인의 공간을 최적화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집 구조가 표준화되어 있고, 공동주택이 주된 주택의 형태이기 때문에 벽걸이형 가구가 많이 쓰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벽을 포기하기에는 참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누크나 벽에 텔레비전을 매립하는 등의 방법은 집의 구조를 보존하면서도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포인트 벽지를 활용할 수도 있고, 복원이 쉬운 작은 선반을 활용하여 가볍게 가구를 설치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벽 공간을 활용해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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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시공 이미지와 제품 및 디자인, 색상 등은 화면 해상도 등에 따라 실제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 단종 및 디자인 변경 등으로 동일한 제품 구매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 해당 콘텐츠 중 ‘폴 카도비우스’에 관한 내용은 dk3.dk <Poul Cadovius>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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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콘텐츠의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으로 (주)엘엑스하우시스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 해당 콘텐츠 내 이미지는 클립아트 코리아에 유료로 제공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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