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그대로 담은 표면의 미학
[목차]
01. 왜 지금 ‘질감’인가
02. 공간에 깊이를 더하는 텍스처 마감
03. 거친 석재의 존재감
04. 패턴이 말하는 나무의 시간
05. ‘느끼는’ 공간 인테리어 연출법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는 미끈하고 매끈한 마감 대신, 거칠고 투박한 질감의 표면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텍스처를 강조한 회벽과 콘크리트 마감부터 적층된 단면과 결이 고스란히 드러난 석재, 강한 옹이와 무늬가 살아 있는 마루까지, 재료 본연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는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사람들은 인위적으로 만든 매끈함보다, 손끝에 닿는 물성과 눈에 보이는 생생한 결을 더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질감을 통해 공간에 존재감을 부여하고, 시각과 촉각이 동시에 반응하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죠. 이렇게 만지고 보는 것으로 느껴지는 ‘질감 인테리어’ 트렌드를 다양한 소재별로 살펴보겠습니다.
01. 왜 지금 ‘질감’인가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는 집을 ‘정서적 휴식처’로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히 두드러진 갈망은 바로 ‘접촉’에 대한 욕구입니다. 인간은 손끝으로 대상을 만지며 정보를 얻고,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하며, 궁극적으로 즐거움을 느낍니다. 팬데믹이 단절시킨 이 감각을 되찾기 위해, 사람들은 질감이 살아 있는 소재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인테리어에서는 매끈하고 반짝이는 표면이 모던함의 상징이었습니다. 매끈하면 매끈할수록 현대적이고 세련된 것이었죠.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지나치게 완벽히 가공된 표면에서 인위적인 인상을 받곤 합니다. 반대로 거칠게 남겨진 질감은 자연과 연결된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공간에 진솔한 분위기를 더합니다. 디지털 화면 속 매끄러운 이미지에 익숙한 시대일수록, 오히려 손끝으로 결을 느낄 수 있는 재료가 심리적 위안을 제공합니다. 반질반질한 고화질 AI 이미지보다, 거친 화소의 아날로그 필름 사진에서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요?
이러한 흐름은 실제 인테리어 트렌드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석재, 목재 같은 자연 소재는 오래전부터 사용하긴 했지만, 점차 가공을 최소화하고 거친 질감과 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상태로 활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합판 대신 옹이와 결이 살아 있는 원목 패널을 사용하거나, 석재 역시 연마되지 않은 상태 그대로 적용해 표면의 거친 결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말이죠. 대리석은 고유한 마블 패턴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벽은 회벽이나 미장을 통해 불규칙성을 드러내면서 공간에 깊이를 더합니다. 콘크리트의 거친 마감이 그대로 드러난 브루탈리즘 양식의 건물이 트렌디한 상업 공간으로 등장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닌 셈이죠.
결국 지금 ‘질감’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미학적 취향의 변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팬데믹 이후 우리가 회복하고자 하는 인간성, 곧 감각적 경험에 대한 갈망의 표현이자 공간을 통해 삶의 진정성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02. 공간에 깊이를 더하는 텍스처 마감
재택근무 확산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집’은 이제 일과 휴식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실용성은 물론이고, 정서적 안정감과 미적 감각까지 충족하는 ‘나만의 분위기 있는 공간’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흐름은 가구와 소품 선택에만 머물지 않고, 인테리어 자재 선정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벽과 천장처럼 공간의 인상을 좌우하는 주요 면적에 텍스처 마감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최근 벽장재 시장에서도 매끈한 페인트 대신 유럽식 미장 기법, 스투코, 트래버틴 등 다양한 질감 표현이 활발히 활용되고 있죠.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회벽 텍스처입니다. 석회와 백토, 모래 등을 혼합한 듯한 표면은 손으로 켜켜이 쌓아 올린 듯한 불규칙한 질감을 지니며 빛에 따라 은은한 음영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특성은 공간에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와 깊이를 더하며 다양한 소재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벽지 시장에서도 회벽 텍스처와 같은 자연스러운 질감의 벽지가 큰 호응을 얻었고, 하반기에도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벽지 디자인 트렌드는 회벽, 콘크리트, 스톤 등 거친 재질을 재해석한 질감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독창적인 엠보 효과를 통해 텍스처의 리얼함을 극대화한 LX Z:IN 벽지 디아망은 회벽, 스톤, 직물, 페인팅 등 다양한 패턴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회벽’ 라인은 회벽 특유의 자연스러운 질감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면서도 시공과 관리가 간편해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2025년형 디아망은 다양한 회벽 스타일의 텍스처 표현에 더 집중한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그중 ‘마띠에르(Matière)’ 라인은 프랑스어로 ‘물질, 재료, 질감’ 등을 의미하듯, 시각과 촉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깊이 있는 텍스처를 구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섬세한 붓 터치로 층층이 쌓인 페인트 질감을 연상시키는 입체감은 빛의 각도에 따라 다채롭게 변화하며 공간을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완성해 줍니다. 이외에도 ‘샌드 스타코’, ‘테라노바’ 라인은 미세한 모래 질감부터 거친 바위나 흙의 표면을 연상시키는 풍부한 텍스처를 구현해, 보다 자연스럽고 감각적인 공간 연출을 가능하게 합니다.
03. 거친 석재의 존재감
석재는 본래 건축의 기초를 이루던 재료였지만, 오늘날에는 그 자체로 공간의 조형적 요소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주방 아일랜드나 아트월처럼 시선을 집중시키는 영역에서는 대담한 패턴의 대리석이 자주 활용됩니다. 최근에는 상판뿐 아니라 측면과 벽체까지 이어 시공해, 공간 전체가 하나의 조각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공간의 벽과 바닥, 천장 등 기본 요소에 통일감을 주는 만큼, 포인트 스톤은 더욱 화려한 패턴과 질감을 강조합니다. 특히 프리미엄 마감재인 엔지니어드 스톤(Engineered Stone)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드 스톤은 천연 석영(Quartz)을 90% 이상 사용해 강도와 내구성이 뛰어나며, 천연 그대로의 색상과 질감을 고급스럽게 표현합니다. 수분 흡수율이 낮아 오염과 부식에 강하고 위생적이어서 주방 상판 자재로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이제는 기존 상판뿐 아니라 아일랜드 옆면, 주방 벽체, 심지어 홈바까지 동일한 디자인으로 연장해 적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공간 전체의 통일감과 조화로운 연결성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엔지니어드 스톤은 주방뿐 아니라 거실 아트월, 현관 바닥·디딤판, 욕실 선반 등 다양한 공간에도 활용되며 프리미엄 가구 시장에서도 식탁, 수납장 등으로 점차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내 주거 리모델링 시장에서는 라운드 가공과 정교한 기술력이 필요한 텍스처 소재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음각 가공으로 아일랜드 하부와 벽체에 포인트를 주거나, 라탄·패브릭·메탈 등 다양한 소재와 결합해 공간을 풍성하게 연출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우드나 석재의 텍스처를 실제와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하게 구현하는 리얼리즘 디자인이 강화되고 있는데요. 무광 마감으로 자연스러운 질감을 살리되 과시적이지 않고 절제된 디자인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거친 표면’은 고급스러움과 공간의 성격을 표현하는 중요한 디자인 언어가 되고 있습니다.
04. 패턴이 말하는 나무의 시간
나무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소재이지만, 동시에 시간이 쌓여온 흔적을 보여주는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매끈하게 코팅된 합판이나 인공 무늬목이 제공하는 표준화된 아름다움과 달리, 나이테와 옹이가 살아 있는 원목은 단 하나뿐인 이야기를 전하기 때문이죠. 원목의 패턴과 결은 세월이 흐르며 공간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기록입니다.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는 원목의 자연스러운 특성을 숨기지 않고 더욱 과감하게 드러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옹이가 선명히 드러난 원목 패널이나 불규칙한 결이 살아 있는 마루는 공간에 개성을 부여하며 시선을 끕니다. 특히 레트로 무드의 공간에서는 강렬한 대비감을 지닌 우드를 활용해 볼드한 패턴을 강조하는데요. 국내 주거 시장에서도 마루의 옹이와 과감한 패턴, 레드 톤이 감도는 부빙가 등 대조적인 소재를 적극 활용한 인테리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트렌드와 맞물려 폭이 넓고 길이가 긴 대형 마루가 대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폭 95~125mm의 강마루가 주류였지만, 현재는 165mm 이상의 폭이 대중화되었으며, 230mm x 2420mm, 230mm x 2000mm 등 초광폭·초장축 마루의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큰 패널은 공간을 시원하게 확장하면서, 우드 패턴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어 공간에 생동감과 깊이를 더한다는 장점이 있죠. 컬러 측면에서는 브라운 오크 패턴이 여전히 중심을 이루지만, 블랙이나 짙은 브라운 등 대조적인 컬러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05. ‘느끼는’ 공간 인테리어 연출법
거친 표면은 보는 것을 넘어, 손끝으로 느낄 때 공간의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켜 줍니다. 예를 들어 린넨 소재를 사용한 패브릭 소파에 앉았을 때의 포근함이나, 러그 위를 맨발로 걸을 때의 안락함은 시각적 경험을 넘어 감각 전체로 확장됩니다. 이처럼 질감은 공간과 사람이 교감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다면 ‘질감 인테리어’는 어떻게 연출할 수 있을까요?
(1) 질감의 대조를 활용하기
공간 전체를 거친 소재로 채우기보다는, 서로 다른 질감을 대조하는 연출이 효과적입니다. 폭신한 쿠션과 블랭킷 옆에 러프한 돌 오브제를 두거나, 매트한 콘크리트 벽 앞에 질감 있는 패브릭 조명을 배치하는 식으로 서로 다른 표면을 조합하면, 긴장감과 조화를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회벽 텍스처에 무광 도자기 오브제, 핸드메이드 아트워크, 캔버스 액자 같은 입체적인 소품을 더하면, 공간에 리듬감과 시각적 흥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2) 우드 가구를 매치하기
회벽이나 질감이 돋보이는 벽면에는 우드 가구가 특히 잘 어울립니다. 그중에서도 짙은 월넛 컬러는 자연스러운 질감을 강조하며, 가구 결이 살아있는 소재를 선택하면 공간의 통일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스테인리스 제품이나 메탈 소품을 더하면 내추럴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거친 표면의 미학은 불완전함 속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태도에서 출발합니다. 우리 인간의 감정이 때로 거칠고 불안정하지만, 그 안에 진짜와 진심이 담겨 있는 것처럼 말이죠.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만지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표면의 깊이와 질감이 사람의 감각을 자극할 때, 공간은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정서적 휴식처로 다가옵니다. 디자인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는 ‘질감’이라는 키워드는 결국 사람과 공간이 교감하는 방식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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